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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에 의해 불탄 말레시아의 메트로 장막 교회(Metro Tabernacle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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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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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7 13:37:33, 조회 : 3,5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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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기독교 박해 이야기 [목차보기]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에 있는 메트로 장막 교회(Metro Tabernacle Church)의 관리인 케빈 앙(Kevin Ang)은 요즘 행동이 조심스럽다. 그는 왼편에 늘어선 상점들을 살펴본 후 오른편의 광장 쪽을 보며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를 확인한 후에야 열쇠를 꺼내 교회 문을 열고 교회로 들어선다.
교회 안의 벽에는 아직도 화재가 남긴 그을음이 묻어있고 탄 냄새가 가득하다. 메트로 장막 교회는 지난 2010년 1월 말레이시아의 성난 무슬림들에 의해 불탄 11개의 교회 중에 첫 번째로 피해를 받은 교회이다. 말레이시아에서 교회들이 공격 당한 것은 ‘알라(Allah)’라는 한 단어로부터 시작됐다.
말레이시아의 기독교인들은 무슬림들처럼 그들의 신을 ‘알라’라고 불러 왔는데, 왜냐하면 그들의 신의 이름을 대체할 여타의 단어나 특정 언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슬림들은 ‘알라’라는 이름은 자신들만 쓸 수 있다고 주장했고, 만약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신을 부를 때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도록 허용된다면 경건한 무슬림들이 미혹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리하여 ‘알라’라는 단어는 3 년 동안 기독교인들에게 금지되었고, ‘알라’라는 단어를 사용한 기독교 성경들은 정부에 의해 몰수되었다. 그러나 2009년 12월 31일, 말레이시아의 고등법원은 기독교의 신도 ‘알라’라고 불릴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무슬림 종교 지도자들은 저항했고, 불만을 품은 무슬림들은 교회에 화염병을 던졌다. 설상가상으로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자크(Najib Razak) 총리는 특정 사항에 대해 저항하는 시민들을 막을 수 없다는 무슬림들의 폭력적 시위를 방관 또는 조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실제로 일부 무슬림들은 나집 총리의 발언을 폭력적인 행동을 해도 좋다는 의미로 받아 들였다. 그리하여 기독교 교회들이 불탔고, 그것에 대한 보복으로 두 곳의 이슬람 사원에 무슬림들이 혐오하는 돼지의 목이 던져졌다.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중에 60 %는 무슬림이며 기독교인은 9 %, 힌두교와 불교, 시크교와 같은 기타 종교를 따르는 사람들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말레이시아의 종교인들은 지금까지 그럭저럭 평화와 공존을 유지해왔다.
‘알라’라는 하나의 단어에 의해 혼란과 갈등은 시작되었지만, 실상은 그보다 더 많은 것이 관련되어 있었다. 말레이시아에 존재하는 소수 기독교인들의 권리에 관한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정치적인 문제로 발전한 것이다. 집권 세력인 전국 말레이 연합(United Malays National Organization)은 강경파 무슬림들의 지지를 잃자 친(親) 무슬림 정책들로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으려 했다.
이러한 정책은 무슬림들의 환영을 받았다. 말레이시아의 일부 주에서는 이슬람 종교법 샤리아(Sharia)가 아주 엄격하게 적용되었다. 한때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던 말레이시아는 다시 종교의 자유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사회의 질서도 이전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되었다. 맥주를 마신 무슬림 여성에게 6 대의 태형이 선고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이 적용되어 밝은 색깔의 립스틱을 바르고 짙은 화장을 하거나 하이힐을 신는 것이 금지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다른 무슬림 국가들에서도 종교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았다.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Hamas)는 팔레스타인의 가자(Gaza)지구를 통제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와 필리핀에서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정부군과 대립하고 있다.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그리고 예멘의 넓은 지역은 무슬림 단체의 통제 아래 넘어갔다. 그리고 무슬림들이 세력을 잡지 아니한 지역에서는 세속 집권 정당들이 무슬림 정당들을 이겨내기 위해 힘든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집트, 알제리, 수단이 이러한 형편이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비슷한 실정이다.
이슬람화(Islamization)가 종교보다 정치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반드시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해도, 무슬림이 주요 세력을 잡고 있다는 것은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자유를 위협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기독교인은 22억 명에 달한다. 기독교 단체인 오픈도어스(Open Doors) 선교회는 전세계 기독교인들 가운데 1 억 명이 종교적 이유로 위협을 받거나 박해를 당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1억 명의 기독교인들은 교회를 설립하거나 성경을 구입하고, 직업을 얻는 것등이 금지되어 있다. 이것 말고도 다른 형태의 차별도 더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1억 명의 기독교인의 대다수가 이러한 여러 가지 차별을 받고 있다. 협박, 갈취, 추방, 유괴, 그리고 살해와 같은 더 잔인한 형태의 박해도 기독교인들에게 가해지고 있다.
독일 개신교의 수장이었던 마고트 캐스만(Margot Kassmann) 주교는, 기독교인들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박해당하는 종교 집단이라고 말했다. 독일 22개의 지역 교회들은 2010년 2월 28일을 박해당하는 기독교인들을 위한 주일로 선포했다. 캐스만 주교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종교의 자유가 없는 인도네시아, 인도, 이라크, 터키와 같은 국가에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기독교인들과 독일 기독교인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연대감을 보여주기 원한다고 밝혔다.
물론 무슬림 지역에 있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당하는 것은 아니다. 레바논이나 시리아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차별을 받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정치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과격한 무슬림들이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곳에서만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는 것도 아니다. 라오스, 베트남, 에리트리아와 같은 나라에서도 기독교인들이 감옥에 갇히고, 학대 당하고 살해되고 있다.
세계 기독교인의 박해를 감시하는 오픈 도어스(Open Doors) 선교회는 기독교 박해 지수를 계측하여 발표한다. 수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수용소에 갇혀있는 북한은 수년 동안 이 선교회가 선정한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의 상위권에 올라 있다. 북한 다음으로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소말리아, 몰디브, 그리고 아프가니스탄도 상위권에 선정되어 있다. (기독교인) 박해 국가 목록의 상위 10 개 국가 중에 8 개가 무슬림 국가이며 이들 국가의 대부분은 이슬람을 국교로 정하고 있다.
20세기에 소비에트 연방과 중국의 공산주의자들 그리고 나치에 의한 기독교인에 대한 조직적인 박해는 21 세기보다 훨씬 더 많은 순교자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하지만 21세기의 기독교 박해 세력은 20세기의 주요 박해자였던 전제주의 정권뿐만 아니라, 이슬람 국가의 무슬림들, 광적인 (종교) 근본주의자들 그리고 종교 집단들이며, 종종 신앙이 돈독한 일반 시민들이다.
종교적 관용의 시대가 이미 지나갔다. 한때 기독교인들은 무슬림 통치자들(sultans)의 보호 아래 ‘책을 믿는 사람들(People of the Book)’이라고 불리며 상당한 종교적인 자유를 누렸다. 반면 동 시대의 중세 유럽에서는 유대인들과 무슬림들이 추방 당하고 심지어는 화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난 아랍 세속주의 전성기 시절에는 아랍계 기독교인들이 정치계 고위직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슬람 정치 세력이 세력을 얻으면서 신앙심 깊은 무슬림들은 부패한 정권을 공격했을 뿐만 아니라 부패한 정권 배후에 있는 서구의 기독교인들에 비난의 화살을 옮겼고, 이 비난은 현지에 있는 소수의 기독교인들에게 분출되었다. 이로 인해 중동의 기독교인들이 희생양이 되었다.
한 예로 이라크에서 이슬람 수니파 테러 집단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희생물로 삼아 왔는데, 1987년 마지막으로 실시된 이라크의 인구조사에서 기독교인들이 1백40만 명으로 집계되었지만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2003년에는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이 55만 명으로 감소했으며, 2010년에는 40만 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서서히 진행된 (기독교인) 학살(creeping genocide)’라고 부른다.
이라크 북부의 모술(Mosul)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더 비극적이다. 이라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모술 인근에는 산 정상에 자리잡은 알코시(Alqosh)라는 마을이 있다. 41세의 바삼 바시르(Bassam Bashir)는 이제 알코시 마을에서 고향이던 예전의 마을, 모술을 내려다 볼 뿐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었다. 알코시에서 불과 40킬로 떨어져 있는 모술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Baghdad)보다 더 위험한 지역이 되었으며, 교사이자 기독교인(칼데니안 기독교인)인 바시르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제 바시르는 박해를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일 뿐이다.
무슬림 무장대원들이 가게 안에서 일하던 아버지를 납치해 간 2008년 8월부터 바시르와 그의 가족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았다. 경찰은 그의 아버지의 시신을 납치 이틀 후에 티그리스(Tigris) 강 근처의 시나(Sinaa)에서 찾았는데, 그의 몸은 많은 총알 자국으로 구멍이 나 있었다. 납치범들은 몸값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바시르의 아버지는 단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되었다.
어느 누구도 바시르 부친의 사건에 대해 증언을 하지 않으려 했다. 지역 주민들은 분명히 무언가 봤을 것이지만 무슬림 무장 세력의 보복을 두려워하여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바시르는 말했다.
부친의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후 바시르의 남동생도 무슬림 무장 세력에 의해 목이 잘리는 죽음을 당했다. 동생의 장례를 치른 바시르는 아내 나파(Nafa)와 두 명의 딸들과 함께 바로 그 날 알코시 마을로 피신했다. 알코시 마을은 포도원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기독교 민병대원들이 출입을 지키고 있다.
모술에서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살인 사건으로 알코시로 피신한 사람들은 바시르 가족뿐이 아니다. 바시르 가족의 사건이 있고 그 다음 주에 모술에서는 16 명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당하고, 교회 앞에 폭탄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탄이 터지던 당시 몇 명의 남자들이 기독교인들에게 모술을 떠나든지 이슬람으로 개종하라고 소리치며 차를 타고 폭탄 현장을 서둘러 빠져 나갔다. 1,500 가정이 넘는 기독교인 가정이 모술을 떠났으며 50 가정만이 그 곳에 남았다. 바시르는 아버지와 남동생의 죽음을 평화롭게 애도할 수 있을 때가 오기까지는 모술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시르의 가족은 알코시 마을로 피신을 떠났지만,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는 다른 사람들은 주변국인 요르단이나 시리아로 갔다.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일어나는 기독교인 박해는 이라크보다는 덜 잔인하지만 그 피해는 이라크 못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박해의 경우는 정부의 암묵적인 승인을 받고 있다. 알제리의 예를 들면, 언론에서 기독교 성직자가 무슬림을 개종시키려 했다거나 이슬람의 모함메드(Mohammed) 선지자를 모욕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성직자의 주소를 공개하고 처벌을 촉구한다. 또 다른 나라에서는 공중파 방송이 기독교인들을 ‘무지한 집단’이며, 약을 투여해 무슬림들을 개종시키는 악마의 숭배자들(Satanists)이라고 묘사했다. 이런 일들은 오픈 도어스 선교회의 기독교 박해 국가에서 10위를 차지한 우즈베키스탄에서 자행되었다.
파키스탄의 기독교인들은 신성모독법에 자주 희생된다. 이슬람의 핵심 가치를 모독하는 것은 대다수의 이슬람 국가에서 처벌해야 할 죄이며, 이러한 혐의는 종종 기자들, 반체제인사들, 그리고 기독교인들과 같이 이슬람에 반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예를 들면, 파키스탄의 파이살라바드(Faisalabad)에 사는 기독교인 상점 직원 임란 마시(Imran Masih)는 2010년 1월 11일 종신형에 처해졌다. 마시는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았는데, 이 법은 이슬람 경전 코란을 모독하여 종교적 분노를 야기시키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마시의 이웃 상점 직원이 그를 코란의 책장을 태웠다는 혐의로 고소했는데, 마시는 단지 거래 기록들을 태웠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성모독법에 의한 박해는 파키스탄에서 일어나는 기독교인들을 향한 전형적인 박해의 형태로, 파키스탄에서는 이렇게 신성모독법이 남용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죄는 상대를 제거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2009년 파키스탄에서 125명의 기독교인들이 신성모독죄로 고발당했으며 수십 명의 무고한 기독교인들이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가 방관하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이슬람 국가 중 가장 세속적이고 현대적 국가인 터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터키는 약 11 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존재하며, 이는 터키 전체 인구의 0.25%가 조금 안 되는 비율이다. 이렇게 소수의 터키 기독교인들은 이웃 나라인 이라크처럼 공개적이고 잔인한 박해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19세기에 2백만 명이나 되었던 터키의 기독교인들은 지금 생존을 위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터키의 남동부에는 ‘하나님의 종들의 산’이라는 뜻의 투르 아브딘(Tur Abdin)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넓은 들과 흰 색의 벼랑들 그리고 수백 년 된 수도원들이 들어서 있는 구릉 지대이다. 또한 이곳은 시리아 정교회 아시리아인들(Syrian Orthodox Assyrians) 혹은 아람인들(Arameans)로 불리는 이들의 본산지인데,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공동체 가운데 하나이다. 전설에 의하면 예수 탄생에 나오는 동방박사 3명이 베들레헴에서 이곳으로 기독교를 가져 왔다고 한다. 투르 아부딘의 주민들은 아직도 예수가 사용했던 언어인 아람어(Aramaic)를 사용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1915년과 1916년에 오스만(Ottoman) 군대에 의해 자행되었던 아르메니아인(Armenians) 학살 사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1차 세계 대전 중에 수만 명의 아시리아인들(Assyrians)이 학살 당한 사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20세기 초 약 50만 명의 아시리아인들이 투르 아브딘에 살았다고 전해지지만 오늘날에는 3,000명조차도 되지 않는다. 2009년 터키 지방 법원은 수도승들이 토지를 불법적으로 점거했다는 이유로 1,600백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아시리아인들의 정신적 중심지인 모르 가브리엘(Mor Gabriel) 수도원을 국가의 소유로 바꾸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수도원 주변에 있는 3개의 무슬림 마을이 이 수도원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고 고발한 것이다. 현재 모르 가브리엘 수도원에는 4명의 수도승과 14명의 수녀 그리고 40명의 수련생 만이 거주하고 있다.
아람인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스위스 국적의 청년 이쇽 데미르(Ishok Demir)에 의하면, 터키인들은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들과 다른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여러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모르 가브리엘 수도원 근처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이쇽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 국민들은 아르메니아인들, 아시리아인들, 그리스인들, 천주교인들, 개신교인들이 국가에 대해 어떤 음모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터키인들은 이들을 배신자, 이교도, 스파이 그리고 터키를 모독하는 사람들로 여겨왔다. 미국의 한 연구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46%의 터키인들이 기독교를 폭력적인 종교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의 다른 조사에 의하면, 42%의 터키인들이 기독교인을 자신들의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과 살인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2006년에 천주교 신부가 흑해 연안 도시 트라브존(Trabzon)에서 총에 맞아 죽었고, 2007년에는 3명의 기독교 선교사들이 동부 도시 말라트야(Malatya)에서 살해당했다. 이들 사건의 가해자들은 과도한 애국주의와 인종차별주의, 그리고 이슬람주의를 가지고 있던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이었다.
일반 기독교인들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에서 개종한 이들이다. 이들은 배교 혹은 이슬람 신앙을 부인한 자들로 여겨지며, 이슬람 법에 의해 죽음의 형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란, 예멘,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모리타니아 파키스탄,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종자들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지고 있다.
세속적인 국가인 이집트의 정부도 개종자들을 증오하고 있다. 이집트의 종교장관은 개종자들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신앙의 부인은 심각한 반역에 해당하므로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개종자에 대한 사형 처벌의 법적 정당성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이슬람에서 콥트 정교(Coptic Orthodox Church)로 개종한 27세의 이집트인 모함메드 헤가지(Mohammed Hegazy)는 2년간 숨어 지냈다. 그는 정부가 발급하는 신분증 상의 종교를 공식적으로 변경하려 시도한 최초의 개종자였다. 그의 이러한 청원이 거절 당하자 그는 이를 공론화시켰는데, 이로 인해 많은 이슬람 성직자들이 그의 죽음을 촉구하였다.
콥트 정교회 신도들은 아랍 지역에서 가장 큰 기독교 공동체이며, 약 8백만 명의 이집트인들이 콥트 교회에 속해있다. 콥트 기독교인들은 정부의 고위직, 외교직, 그리고 군대에 종사할 수 없고, 국가의 여러 혜택도 받지 못한다. 이집트의 대학들은 콥트 기독교인이 이집트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실제 비율 보다 터무니 없이 적은 입학 할당으로 콥트 기독교인 학생들을 받아 들이고 있다.
이집트에서 콥트 교회들은 새 교회 건물을 지을 수 없으며, 오래된 건물을 보수할 수도 없다. 콥트 기독교 소녀들은 납치되어 강제로 개종을 당하고 있지만 경찰은 개입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돼지 독감을 통제한다는 핑계로 콥트 기독교인들이 기르는 수천 마리의 돼지들을 강제로 도살했다.
콥트 기독교의 성탄절 이브인 지난 2010년 1월 6일 ‘왕의 계곡들(Valley of the Kings)’로 유명한 지역에서 80킬로 떨어진 작은 도시 나그 함마디(Nag Hammadi)에서 6명의 콥트 기독교인들이 살해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집트 하원 의회(People’s Assembly)의 의장은 이 사건이 무슬림 소녀를 강간한 콥트 기독교인에 대한 보복성의 개인적인 범죄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거의 변명처럼 들렸다. 이집트 정부도 이 사건을 단순한 범죄 사건이며, 종교적 문제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종교간에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이집트 정부는 항상 토지를 둘러싼 다툼이나 개인적인 원한 관계와 같은 비(非)종교적인 범죄 동기들을 찾으려 했다.
사건이 발생한 나그 함마디는 나일(Nile) 강변에 위치한 약 3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사막의 작은 무역 도시이다. 이번 살인 사건이 있기 전에도 이곳의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았다. 이 두 종교 공동체의 신도들은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인근에 거주하지만, 서로 섞이지 않고 따로따로 살고, 결혼하고, 장례식을 치른다. 이 지역 무슬림들 사이에는 콥트 기독교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 기독교 바이러스에 걸린다는 믿음이 만연해 있다. 이러한 도시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살인 사건 후에 심각한 종교적 폭동이 일어났던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폭동으로 나그 함마디에 있는 기독교인 소유의 상점들과 무슬림들의 주택들이 불에 탔고 28명의 기독교인들과 14명의 무슬림들이 체포되었다.
나그 함마디는 지금 총으로 무장한 검은 군복의 군인들이 거리와 도시 안팎을 지키고 있고, 외부로부터 봉쇄되어 있다. 군인들은 어느 누구도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기자들의 도시 유입도 막고 있다.
기독교인을 살해한 3명의 유력한 용의자들이 체포되었다. 이들 모두는 범죄 경력이 있는 이들이었고, 이 중 한 명은 정보부의 강요에 의해 범죄를 자백했다고 주장하며 범죄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 사건이 최대한 빨리 잊혀지기를 원하는 것 같다. 이 사건에 대한 분노가 사라지면 용의자들도 아마 풀려날 것이다.
다행히 민족주의적이고 정치적인 이슬람 과격주의가 진정됨에 따라 이슬람 국가에서 박해를 받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징조들이 보이고 있다.
이슬람 사회의 모순 중에 하나는, 기독교인들의 상황이 나아질 최대의 기회가 바로 이슬람 정치인들에게서 비롯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때 이슬람주의자였던 터키의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총리는 터키의 기독교인들에게 더 나은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발언을 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기독교인들과 유대인들이 특별 세금을 내고 종교적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누렸던 오토만 제국 시대를 언급했다. 소수 종교 공동체들에 대한 좀 더 관대한 태도는 분명히 터키의 종교적 갈등 문제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징조일 것이다.
(출처: Der Spiegel, 2010년 2월 26일,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716, 717, 718호)
*** 위의 내용은 자유롭게 복사, 인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반드시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라는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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