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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친구에게서 오늘 스카이프로 들은 이야기를 그냥 적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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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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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5 02:57:34, 조회 : 8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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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홍기빈
2월 28일 오전 5:57 ·
우크라이나 친구에게서 오늘 스카이프로 들은 이야기를 그냥 적어 봄.
이 친구는 옛날 유학 시절 대학원에서 만난 친구로, 국제정치 전공을 (역사사회학적 방법론) 하여 지금은 스위스에 살고 있음. 이 친구의 관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종의 고전적인 국민혁명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임.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잘 모르는 외국 매체들은 이 사태를 서방 리버럴이나 일부 푸틴파의 관점으로, 즉 “세력균형과 민족 문제의 분쟁”이라는 틀로만 보려 하고, 정작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희망과 절망 그리고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고. 그들의 관점에서 한 번 이 사태를 보라고.
자신이 볼 때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암흑과 폭력과 거짓이 지배하는 게 아니라, 밝고 공명정대하고 이성적이고 사람다운 세상”이라고 함. 친러냐 친서방이냐는 거기에서 도출되어 나오는 것이지 그 자체가 본질은 아니라는 것.
우크라이나가 그 얼룩진 역사에다가 지리적 조건에다가 (농업, 광업 등)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산업 및 교역 관계 때문에 서방이나 러시아 어느 한 쪽에 일방적으로 기댈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것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 바라고 함. 문제는 소련 해체 이후 지난 30년간 이 애매한 대외적 관계를 십분 백분 악이용해 먹으면서 자기들의 배만 불린 악당 재벌들과 거기에 한 패로 얽혀버린 정치 엘리트들이라고 함. 이 때문에 30년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암흑과 부패와 거짓말의 나라”에 살고 있다는 절망에 절어있었다고 함.
2014년의 유로마이단 시위와 젤렌스키의 선출은 그러한 국민적 의지의 표출이었다는 것. 즉 국민들 사이에는 친 러시아 성향과 친 서방 성향의 사람들이 모두 있지만 (이 친구가 보기에는 비슷한 세라고), 2000년대 중반 어느 시점부터 유럽연합 가입이라는 것이 이러한 비정상적인 올리가르히 지배 체제를 투명하고 책임있는 “정상적 민주주의”로 되돌리는 방편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는 것. 따라서 이것이 맹목적인 러시아 적대라든가 자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무조건적인 미국 군사력에의 경도 등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었다는 이야기.
즉 정치사회 개혁과 그에 이어지는 경제 개혁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군사 안보적 경제적 문화적 대외 관계의 정립은 “전국민적인 토론과 합의”를 통하여 이루어질 것을 바라는 것이 이들의 진짜 마음이었다는 것.
푸틴의 폭거로 이러한 이들의 마음의 절실함과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민국가를 갖고 싶은 마음이 일종의 국민혁명의 형태로 분출하고 있는 양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서 젤렌스키 등의 흔히 볼 수 없는 지도자들이 버텨주고 또 전 현직 대통령과 국회의원들 다수가 키이우를 지키고 있다는 것에서 “국제법으로 보장된 껍데기같은 주권”이 아닌, 집단 전체가 하나가 되어 스스로를 지키는 역사책에나 나올 법한 고전적인 주권 국민국가의 “국민혁명”의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지금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저항은 21세기의 인류에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 푸틴 뿐만 아니라 세계를 지배하는 각국 엘리트들이 지난 30년간 지구화라는 이름 아래에 폭력과 자본을 앞세워서 뻔한 계산과 협잡으로 주물러온 방식에 파열구를 낼 실마리라는 것. 거짓말과 부패와 폭력과 암흑과 프로퍼갠더에 힘없이 떠밀려가는 세상이 아닌,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고 이해하고 논쟁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맹아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첫째, 제발 우크라이나 상황을 친서방 친 푸틴 식의 뻔한 국제정치의 이분법으로 보지 말아야 할 이유이며, 둘째, 이념과 성향과 국적을 떠나서 밝고 평화롭고 이성적인 세계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모두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서 새로운 세계의 희망을 보고 연대해야 할 이유라는 것.
우크라이나 친구의 이야기를 전할 뿐. 나는 덧붙이거나 논평할 능력 전혀 없음. 그저 경청하고 전할 뿐. 의견 주시면 감사히 경청하겠습니다.
덧. 만약 이 친구의 분석이 옳다면,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많은 동유럽 나라들 (심지어 러시아까지!) 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음.
덧2. 그럴 경우, 혹시 주권국가로 우뚝 서게 될 우크라이나와 다른 동유럽 나라들은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몇 세기에 걸친 장기판 신세를 벗어나려고 다른 방향을 Sonderweg 모색할지도 모름. 역사는 끝나지 않은 지도 모름. 시간이 모자라 더 이야기할 수 없었지만, 이게 아마 이 친구의 내심 원하는 바였을 듯.
덧3. 그래서 사태의 예후와 전망을 진부한 국제정치학이나 밀리터리 등으로 예단하지 말라는 뜻도 있었음. 똘똘 뭉친 우크라이나 "국민"이라는 하나의 분명한 독립 변수가 존재한다는 말이었음.
덧3. 정보와 혜안과 의견을 주시는 말씀은 경청하지만, 자기 논리 없이 일방적으로 한쪽 입장을 선전하는 글은 가차없이 삭제합니다.
댓글 1개
Paul Jang
Your friend seems to have conflict between the grobalism and his national identity (nationalism in a sense), nevertheless, there is no escape from that contextual problem because it is the phenomenon(ectype), that is, the shadow of ideological noumenon(archetype) since the fall of man. Rather he may be concerned about the secret of Ukrainian success and prosperity among the context of the globalization. God bless him and his fatherland. I pray for him and his homeland Ukraina in the midst of the war against Russia. May God help him and his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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