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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벽증] (구청광 목사) (창조문학 당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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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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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2 16:00:15, 조회 : 2,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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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벽증]
공군 제11전투비행단 헌병대대 제2내무반에서 정병장님이 말했다.
오늘 밤 부대 정문 앞 “정든 집”에서 박병장님 제대 기념 송별파티를 하기로 했으니
빠짐없이 참석하도록 부탁한다. 참석 못할 사람 없지?
박병장 다음 고참인 정병장님의 말에 세까만 일등병인 나는 물론 내무반 전원 모두
“네 알겠습니다” 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송별회 경비로 개인 당 얼마씩 부담하게 되었다.
부대에서 5시 저녁 식사를 한 후 가는 것을 보면 술을 마시러 가는 것이 분명했고 정든 집
이란 술집인 것도 짐작했다. 그러나 은근히 걱정이 되는 것은 내가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과 그런 모임에 한번도 참석해 보지 못해서 어떻게 송별회를 하는지도 몰라서 걱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처음 배속되어 지금까지 내가 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술 담배를 못하는
것을 알기에 술을 마시도록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배속된 이후 내무반 청소나 가장 힘든 화장실 청소를 앞장서서 했고 모든 언어행동에
본보기가 되는 생활을 힘썼기에 어느 정도 부대원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자부했다.
“정든 집”은 부대 정문앞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어서 금방 그곳에 도착했다.
나는 술집에 처음 들어가 보기에 주저하며 홀 안에 들어갔을 때 깜짝 놀랐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우루루 몰려오더니 우리 일행들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적으로 여기가 바로 말만 들어온 접대부 있는 술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넓은 방안 가운데 술상이 차려져 있고 우리들 사이에 아가씨들이 함께 앉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가씨들은 술을 따르며 “공군 아저씨들 너무 있다. 우리 오늘 신나게 놀아요” 하며
내 팔을 잡는 것이었다
이때 나는 본능적으로 내 옆에서 팔을 잡으며 술을 따르는 아가씨를 뿌리치고 뒤로 물러나
앉았다. 나의 행동에 놀라서 “아저씨 왜 그러세요? 하며 나를 바라 보았다.
이때 제대하는 박병장님이 “아가씨 그 사람은 뒤에 앉도록 두어요. 교회에 다니니까 술을
마시지 못해. 오징어 뒷 다리와 과자만 주도록 하면 돼“ 라고 하자
아가씨는 \\\"알았어요, 거 참 이상한 아저씨네” 라고 하며 나를 놓아 주었다
나는 그렇게 이해해 주시는 박병장님의 말씀이 너무나 고마웠다. 내가 오징어 다리와 과자를
먹으며 뒷전에 조용히 앉아 있는 동안에 일행은 비내리는 호남선 노래를 신나게 부르며 술을
마셨다. 동료들이 여자들과 함께 어울려서 즐기는 것을 보면서 나는 조용히 기도 드렸다.
오 하나님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쾌락을 즐기지만 나의 마음에는 저들이 알지 못하는 하늘의
기쁨을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저들도 참된 진리를 깨닫게 하여 주소서...
잠시 눈을 감고 묵상 기도 하는 중에 갑자기 부드러운 촉감이 들면서 누군가가 내목을 껴안았다.
그리고 내귀에 속삭이는 음성으로 “멋쟁이 아저씨 나하고 같이 놀아요...제가 한잔 부어 드릴께요“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기절초풍 하고 놀라서 목을 감은 손을 떨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짜증난 얼굴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순간적인 나의 태도에 여자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아저씨 왜 그러세요?” 하며 물러섰다. 이를 바라본 내무 반원들은 하하 웃으며 소리쳤다.
“그 사람은 건드리지 말라니까... 그 사람은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까 그냥 버려 두라니까...하하하”
술에 취한 음성으로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나는 여자를 향해 물었다. 이집에 수도가 어디 있지요?
마당에 있는데 왜 그러세요? 당시 화장실에는 세면시설이 없었다.
나는 급히 마당으로 나갔다. 그리고 수도꼭지를 틀어 대야에 물을 받아서 목을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기도 했다. 오 하나님 저는 결코 이런 자리에 앉지 않아야 하는데 제가 앉은
것이 잘못되었습니다 용서하여 주소서... 시편 1편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기도 드렸다.
우리 일행은 모두가 웃음 바탕이 되었고 내 목을 잡았던 아가씨는 나를 향해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오늘까지 이런 아저씨는 처음 보았네” 하며 기분 나쁘다는 듯이 방안으로 들어갔다.
어느새 시간이 되어 우리는 부대로 돌아왔다. 송별회를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대구가 고향인 친구
하나가 내게로 다가와서 내 손을 꼭 잡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야 이친구야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너의 태도를 보고 정말 놀랐다. 예수를 믿는 것이 그런 것이라면
나도 믿고 싶구나. 진짜 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구나. 날마다 술이나 먹으며 온갖 타락된 삶을 살아온
나에게 너 같은 친구가 있는 것을 기뻐한다...다시 한번 내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
나는 친구의 그 말에 너무 반갑고 기뻤다. 나의 괴벽한 행동을 이해해 주고 좋은 감정을 가진 친구가
고마웠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신앙안에서 참된 행복과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 변한 세상 때문인지 그때만큼 철저하게 살지는 못하고 세속화된 자신을 바라보면서
순수했던 그 때가 한없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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